미,‘답방 취소’ 이어 또 일방 발표
백악관대변인 “한국에 약간 사과”
백악관대변인 “한국에 약간 사과”
지난달 24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7월 답방 취소’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미국이 부시 대통령의 ‘8월 방한’ 일정도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연이은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일(한국시각 2일 새벽 5시께),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9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은 현재 8월 5~6일로 잡힌 부시 대통령의 (서울) 답방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공개했다.
이 브리핑 내용은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백악관 발표 2시간여 뒤인 아침 7시51분께 “답방 일정이 확정 안 됐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냈다가 나중에 취소해 빈축을 샀다.
미국 정부의 이런 처사는 정상회담 일정은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고, 시차 등으로 동시발표가 어려우면 초청국 쪽이 먼저 발표하는 외교적 관례를 어긴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쪽이 쇠고기 파문과 맞물려 한국 정부에 품은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부시 대통령 방한 일정은 지난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사이에 합의가 됐으나, 서로 발표시기를 조율 중이었다”며 “백악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한 게 아니라, 담당자가 기자들과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개인적 착오에 의한 것으로 외교적 결례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데이너 페리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2일 “(우리) 미국 쪽에서 한국에 약간의 사과를 했지만, 그 문제는 사소한 것이었다”라고 해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보도했다.
권태호 기자,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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