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소환 조처’된 권철현 주일대사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일본의 독도 영토주권 훼손 기도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일본은 섬나라… 대륙 진출 욕망 가져”
권철현 주일 대사가 21일 외교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논란을 빚자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일시 귀임한 권 대사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표기 논란과 관련해 “이런 사태가 오지 않게 하기 위해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은 다 했다”며 자신의 노력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본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섬나라들이 가지는 특이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고립을 굉장히 싫어한다”, “대륙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그들이 고립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을 우리가 역이용할 필요도 있다. 국제관계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초래하게 해야 한다”며 독도 영유권 표기 강행에 대해 “일본이 두려워하는 ‘국제적 왕따 전술’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사는 회의 시작 무렵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발언을 쏟아놓았다.
그러나 권 대사의 발언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권 대사도 뒤늦게 당 대변인을 통해 발언을 취소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주일본 대사가 일본을 섬나라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권 대사가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했다”며 언론에 발언 취소를 요청했다.
권 대사는 일본이 오는 9월 고등학교 사회과 과정에도 독도 영유권을 표기할 방침인 것과 관련해 “나름대로 (저지) 노력은 해 보겠는데 그렇게 전망이 썩 좋지는 않다”고 발언했다가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권 대사의 이 발언을 “패배주의”로 규정하고 “독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사람을 주일 대사로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독도 포기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해임을 요구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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