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뒤’ 중국외교
남(대만)·동(한·일) 끌어안고 북(중앙아시아)과 다지기
한국 방문뒤엔 타지키·투르크메니스탄 찾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올림픽을 통해 대국의 부활을 과시한 중국은 국제정치에서도 그에 걸맞은 구실을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베이징올림픽 이후 첫 방문국이 된 한국은 중국이 ‘대국 외교’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 셈이다. 중국은 올림픽 전부터 주변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시작했다. 대만을 잇는 직항로를 열어 양안정책 기조를 대립에서 화해로 전환했다. 일본과도 잇따른 정상외교를 통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갔다. 한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단계로 격상시켰고, 북한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복원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중국은 이들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일본과 대만을 잇는 미국의 이른바 대중국 포위망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한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쪽으로 기우는 저울추의 균형을 잡으려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한-미 동맹을 냉전시대의 유물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림픽 뒤에 이런 접근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주변을 강화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후 주석이 한국에 이어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는 데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남쪽(대만)과 동쪽(한국·일본)을 끌어안고, 북쪽(중앙아시아)까지 굳히려는 중국의 야심찬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노림수는 경제협력과 테러 분쇄를 고리로 미국의 포위망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상호의존성이 깊어지길 바라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선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이 지역에서 테러와 분리주의·극단주의라는 이른바 ‘3대 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군사협력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은 24일 티베트 지지 시위를 벌인 외국인들이 구금된 것을 거론하며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더 큰 관용과 개방을 보여주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밝혔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의 외교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한국 방문뒤엔 타지키·투르크메니스탄 찾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올림픽을 통해 대국의 부활을 과시한 중국은 국제정치에서도 그에 걸맞은 구실을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베이징올림픽 이후 첫 방문국이 된 한국은 중국이 ‘대국 외교’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 셈이다. 중국은 올림픽 전부터 주변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시작했다. 대만을 잇는 직항로를 열어 양안정책 기조를 대립에서 화해로 전환했다. 일본과도 잇따른 정상외교를 통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갔다. 한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단계로 격상시켰고, 북한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복원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중국은 이들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일본과 대만을 잇는 미국의 이른바 대중국 포위망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한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쪽으로 기우는 저울추의 균형을 잡으려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한-미 동맹을 냉전시대의 유물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림픽 뒤에 이런 접근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주변을 강화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후 주석이 한국에 이어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는 데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남쪽(대만)과 동쪽(한국·일본)을 끌어안고, 북쪽(중앙아시아)까지 굳히려는 중국의 야심찬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노림수는 경제협력과 테러 분쇄를 고리로 미국의 포위망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상호의존성이 깊어지길 바라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선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이 지역에서 테러와 분리주의·극단주의라는 이른바 ‘3대 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군사협력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은 24일 티베트 지지 시위를 벌인 외국인들이 구금된 것을 거론하며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더 큰 관용과 개방을 보여주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밝혔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의 외교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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