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주석, 청소년 교류 의미로 소나무 식수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아 소나무 한 그루를 함께 심으며 두 나라의 우의를 다졌다.
서울숲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기존의 개발 계획을 뒤집고 조성한 도심 공원으로,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 체계 개편과 함께 ‘이명박 시장’의 주요 성과물로 꼽힌다. 서울숲 방문은 중국 쪽이 요청한 것으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중국이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뜻이 담겼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두 정상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10여분간 숲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연못가에서 서울시 담당국장이 서울숲과 청계천에 대한 브리핑을 하는 동안 후 주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현황판의 지도 앞으로 다가가 서울시청, 남산, 청계천, 서울숲 등을 가리키며 “청계천을 따라오면 서울숲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도심 한가운데 녹지가 자리잡도록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함께 걷는 동안 이 대통령이 “공원에 꽃사슴을 방사하고 있다”고 하자, 후 주석은 “중국은 원숭이가 너무 많아 관광객의 빵을 빼앗아 먹기도 하고, 원숭이가 아파트 단지에 어울려 살기도 한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크게 웃었다.
두 정상은 이어 양국 청소년 대표 250여명과 간담회를 연 뒤,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교류 증진을 기약하는 의미에서 소나무(반송) 한 그루를 심었다. 소나무 공동식수도 중국 쪽이 제안했다고 한다.
후 주석은 “중국 말에 ‘나무를 키우는 데 10년이 걸리고 사람을 키우는 데 10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며 “오늘 식목행사가 나무를 키우고 사람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오늘 심은 친선의 나무가 반드시 무성하게 잘 자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소년들에게 “여러분이 자라서 양국의 지도자가 될 때 국가에 기여하고, 인류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 심는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듯 양국 관계도 무럭무럭 자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짧은 기간에 참으로 많은 것을 인상적으로 느꼈다. 양국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교류를 꼭 하자”고 말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이 대통령과 작별했다. 두 정상은 승용차 앞에서 뜨겁게 포옹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후 주석은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 예방, 한승수 국무총리 면담, 경제4단체장 주최 오찬을 한 뒤 이틀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타지키스탄으로 떠났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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