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모스크바/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 대통령 부부는 28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동포들과 만나는 것으로 취임 뒤 첫 방러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모스크바 세레메체보 공항에 도착해 환영행사를 마친 뒤 주러 한국대사관 강당으로 이동해, 동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인의 러시아 이주 역사를 되새기며 “짧은 시간에 양국 관계가 발전한 데는 여기 계신 고려인 여러분들의 도움이 매우 컸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어로 된 (한국) 교과서를 본격적으로 만들어서 지원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외국 동포 2, 3세의 모국 방문 기회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크렘린 영빈관에서 한-러 관계 발전에 기여한 러시아 관료 세 명에게 수교훈장 광화장(1급)을 수여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부탁했다. 훈장을 받은 사람은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소연씨) 배출을 지원한 아나톨리 니콜라예비치 페르미노프 연방우주청장 등이다. 이 대통령은 또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을 만나, 우리나라 기업의 러시아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러-한 친선협회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두 나라 관계 발전에 힘써온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9일 열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찍이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양국이 극동 시베리아 개발에 대한 실질 협력을 구체화해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로 향하는 특별기 안에서 수행원들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30년 뒤를 내다보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1800년대 러시아의 한 학자가 ‘동부 시베리아를 개발해야 러시아가 발전한다’고 예언한 바 있다. 마침 기후도 변하고 있어서 시베리아 자원개발도 용이해 지고 있다”며 시베리아 개발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모스크바/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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