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4일(현지 시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핵 문제 등이 향후 한미 관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 교수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한미 FTA 협정 비준이 양국 관계 발전과 신뢰 구축에 더 없이 중요한 현안으로 등장했다"며 "FTA는 양국 모두에 혜택을 줄 것이며 미국은 한국에만 국한하지 말고 대아시아 정책의 일환으로 한미 FTA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 차기 행정부의 미래 관계'를 주제로 강연한 차 교수는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한국간의 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FTA와 북핵 문제, 북한 인권에 대한 접근, 북한 김정일 체제의 급변 가능성 등 4가지를 꼽았다.
차 교수는 북핵 문제와 관련, "오바마 차기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 보다는 조금 더 유연하게 대북 정책을 펼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북한은 조만간 기존 약속 이상의 요구를 해 올 것으로 보이며 보다 유연한 대북 정책이 북한 관계에서 `딜레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 생각으로는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하리라 보지 않는다"며 "다만 6자 회담 등 북핵 폐기 프로그램을 인내심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북핵을 지연시키고 단계별 접점을 찾아가는 바람직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북한에 대해 일정한 선을 넘지 말 것을 요구하며 레드라인(RED LINE)을 긋는다면 북한은 당장 그 선을 넘어버릴 것이며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북한 김정일 체제의 급변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전환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등 이해 당사국들이 조용하고, 심도있게 향후 체제 변화를 준비해야 하며 누가, 언제, 어떻게 북한 체제에 관여하느냐는 숙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가 한국과 미국이 공동 보조를 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 망명자를 수용하는 정책을 펴 왔고 북한 인권 문제에서는 양국이 좀더 이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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