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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단독] 주변 열강 패권 다툼 치열한 아프간

등록 2009-05-04 07:05수정 2009-05-04 08:30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국 육군 제10산악사단 3연대 소속의 한 병사가 2일 카불 서쪽 와르다크주의 네르크 지역에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와르다크(아프가니스탄)/AP 연합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국 육군 제10산악사단 3연대 소속의 한 병사가 2일 카불 서쪽 와르다크주의 네르크 지역에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와르다크(아프가니스탄)/AP 연합
서남아 전지역 탈레반 세력 확산
미군과 서방 연합군은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술적으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쫓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으로는 서남아시아 전 지역이 이슬람주의 세력의 영향권으로 들어가며, 미국과 서방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형국이다.

아프간은 수도 카불과 그 주변 지역만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치는 상황이다. 파키스탄과 접경한 동남부 등 국토의 반 이상은 굳건한 탈레반 통치지역으로, 접경인 파키스탄 북서 변경지역과 사실상 통합된 상태이다. 지난달 말 파키스탄의 텔레반 세력은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서 100㎞의 부네르 지역을 장악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부네르가 점령된 다음날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 나라와 세계의 안보와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가장 강력한 어조로 파키스탄 사태를 경고했다. 그는 특히 “정부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파키스탄 국민들에게 촉구해, 탈레반에 타협적 자세를 보이는 파키스탄 현 정부를 포기할 의사도 보였다.

아프간 사태가 결국 인구 1억6천만명에 핵무기까지 보유한 파키스탄이라는 대국을 집어삼킬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악화된 상태이다. 이라크전을 반대해 정치적 명성을 얻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때 아프간전에 대해서는 미군 증파를 약속하며,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도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지난해 2월 중순 1만7천명의 미군을 아프간으로 증파해, 3만6천명 수준인 아프간 주둔 미군을 50% 늘리며 정책재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3월27일 발표된 신전략은 아프간전의 전략적 목표를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 제거’라는 군사적 목표로 한정했다. ‘친미 민주정부’를 세워 분쟁지역을 안정화한다는 부시 정부 때 보다는 목표치가 현실화됐다는 자평이나, 그 차이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문제는 탈레반을 군사적으로 먼저 제압하는 것인데, 결국 동맹국들로부터 추가파병 및 지원을 받아내는 것이 우선 조건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초 나토 및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나토의 유럽 쪽 회원국들은 병력 증파를 외면하고, 아프간 경찰 훈련요원, 선거감시 등 비전투분야에 한시적으로만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마저도 올해 아프간 선거가 끝나면 내년 초에는 끊겠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만 홀로 병력 증파를 해야만 하는 상황을 빗대, 아프간 주둔 나토 연합군인 국제안보지원군의 영어 약자인 ‘ISAF’가 “I Saw America Fight”(미국이 싸우는 것을 지켜본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아프간전, 아니 ‘아프팍’(아프간과 파키스탄의 합성어)전이, 주변 열강인 러시아·중국·인도 모두가 개입해 각자의 사활적 이해관계를 거는 ‘그레이트 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형세다. 중앙아시아와 걸프만 초입의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패권다툼으로 변하는 이 전쟁에 한국이 독자적 판단없이 휘말려 들면, 그 후폭풍이 어떻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예측조차 힘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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