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부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13일 사실상 타결하기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 막판 설득전이 주효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유럽 3개국 순방에서 이 협정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설득한 뒤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웨덴에서 이를 마무리하는 전략을 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들 국가에 대한 막판 설득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의 경우 상당히 강하게 개방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고, 대통령과 수상이 관장 업무가 달라 견해가 달랐다”며 “8일 정상회담에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을) 만나 설득한 뒤 폴란드가 지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7월 첫주부터 폴란드와 이탈리아가 유보하는 입장이 강하다는 얘기가 들려와서 이번 대통령 순방을 이 두 나라 설득에 활용하자는 전략이 있었다”며 “특히 대통령이 폴란드와 이탈리아 정상을 만났을 때 상당히 진정성을 갖고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소형 자동차 산업의 타격을 우려한 이탈리아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을 “정말 극적으로 됐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담에서 “강한 유럽의 대표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이 자국 산업 때문에 이 문제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와의 친분을 언급하며 “정상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맞춤형 설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탈리아의 피아트 자동차는 전부 소형인 반면에 한국의 수출품은 중형 이상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스톡홀름/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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