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카쉿 타이 외교장관,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이 22일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타이 푸껫 쉐라톤호텔에서 한 줄로 선 채 서로 손을 엇갈려 맞잡으려 하고 있다. 푸껫/연합뉴스
박의춘 북 외무상 불참…한-미, 6자회담 재개 등 논의
타이 푸껫에서 23일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6자 회담 관련국 외교장관들은 22일 잇따라 양자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를 조율했다. 그러나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불참으로 북-미 및 남-북 외교장관 회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푸껫 쉐라톤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제재와 대화의 병행이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성과 및 6자 회담 재개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 장관은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방한 중에 밝힌 ‘포괄적 패키지’ 방안에 대해서도 추가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부분적·단계적 협상에서 탈피해 비가역적 폐기로 가자는 포괄적 접근에 양쪽이 공감하고 있다”며 “아직은 원칙적 구상인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서도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안보리 대북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중국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이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도 잇따라 만나 북핵 및 국제사회의 대응, 포괄적 패키지 방안에 대해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채택되는 아세안지역포럼 의장성명의 내용과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아무래도 북한이 직접 참여하는 다자 회의인 만큼 양자 회담 등의 발언보다는 대북 비난 수위가 낮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미국이 포괄적 패키지를 제안하는 등 미묘한 변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참가하는 회의이므로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주장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22일 아세안지역포럼 개최국인 타이 외교부 관계자에게 “미국이 북한을 압살하려 하기 때문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북-미 접촉과 관련해, 클린턴 장관은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세안지역포럼 기간에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남-북 접촉과 관련해서도 한국 정부 당국자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 및 남-북 간 실무적 수준의 비공식 접촉이 있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푸껫/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푸껫/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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