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개선 기대” 손내민 북한에
하토야마 “북 대응에 달렸다”
‘6자회담 복귀 주문’ 분석
하토야마 “북 대응에 달렸다”
‘6자회담 복귀 주문’ 분석
오는 16일 공식 출범하는 일본 민주당 정부와 북한이 그동안 꽉 막힌 북-일 대화채널 재개 방안을 놓고 탐색전을 벌여 결과가 주목된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 취임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10일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새 정권 출범을 계기로 북-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표시한 것과 관련해 “전적으로 북한의 대응에 달렸다”며 북한 쪽의 태도변화를 주문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미사일을 여러번 발사했고 핵개발과 핵실험을 했으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도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대표의 이런 신중한 반응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와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일 두나라 정부가 지난해 8월 북한의 납치사건 재조사와 대북 경제제재 일부 해제를 합의한 것도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 나라는 지난해 9월 후쿠다 야스오 당시 총리의 돌연한 사임에다 북핵 실험과 로켓 발사까지 겹치면서 대립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하토야마 대표의 기본적인 대북접근은 압력보다는 대화에 무게가 쏠려 있다. 그는 선거기간 토론회 등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북한과 대화와 협조를 모색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대화와 협조를 하되, 그들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엔 우리로서도 강력한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도 궁극적으론 일본의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남 위원장이 10일 국교 정상화와 납치, 핵, 미사일, 과거사 청산 등의 포괄적 해결을 담은 2002년 평양선언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북문제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국내정치 분야에서 국회 다수석과 여론의 높은 지지도를 갖는 정부가 필요한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며 “특히 하토야마 대표는 동아시아 중시의 능동적 외교를 강조하기 있기 때문에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새 정부의 아시아중시 정책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먼저 이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사회에 아직도 지배적인 대북 강경여론도 하토야마 대표가 대북 대화 재개를 능동적으로 치고 나가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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