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을 하려고 다가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 “다시 이야기 할 수 있다” FTA재협상 비쳐
오바마 “12월8일 보즈워스 북한방문, 양자대화 시작”
오바마 “12월8일 보즈워스 북한방문, 양자대화 시작”
한-미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미국 쪽이 불만을 제기해온 자동차 분야에서 추가 협의에 나설 수도 있음을 공식화해 논란이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북한에 파견해 북한과 대화(talks)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자동차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자동차 시장을 개방해서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할 의향이 있느냐’는 미국 기자의 물음에 “한국은 큰 자동차 생산국이 있는 유럽연합(EU)과도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며 “미국과 우리가 자동차 문제가 있다면 이해를 서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회담에 배석했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텍스트(협정문)를 고치는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미국 쪽의 얘기를 들어볼 자세는 돼 있다는 것 이상으로 해석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 쪽에서 자동차 문제와 관련한 안을 가져오면 추가 협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자동차 분야에서 부속협정문을 만드는 방식 등으로 한국이 양보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한국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농업·서비스 분야와 관련해서는 “재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김종훈 본부장은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는 무역불균형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아시아를 한꺼번에 묶어버리는 관행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 볼 때는 ‘일방적이다’라고 볼 수가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미국인과 미국 기업이 각 국가를 따로따로 장단점을 평가해서 우리가 원하는 윈윈 상황을 도출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에서 “12월8일 보즈워스 대사를 북한에 보내서 북한과 양자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은 오바마 정부 출범 뒤 첫 북-미 고위급 공식 양자대화로, 앞으로 북핵 문제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본인이 제안한 ‘그랜드 바겐’으로 제시한 일괄타결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했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도 “양국 공동 접근방식에 대해 완전히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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