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 방한 일정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의 외교라인이 한동안 긴박하게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한 시 부주석은 당초 17∼19일 방한하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차 17일 출국하게 된 점이다.
외교부 당국자들은 최근 한중 관계의 격상기류를 감안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이 대통령과 시 부주석의 '면담 일정'을 잡기로 하고 묘안찾기에 돌입했다.
한때 이 대통령의 출국일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코펜하겐 현지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고심끝에 시 부주석의 일정을 조정하는 쪽으로 양측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6일 "최근 중국 정부가 류우익 주중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이례적으로 빨리 부여하는 등 양국 관계가 최근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양국 외교라인의 공감대 속에서 일정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 측과의 협의를 통해 시 부주석이 하루 앞당겨 16일 밤 방한해 19일까지 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렇게될 경우 이 대통령과의 면담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갖게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류우익 중국대사 내정자로 하여금 시 부주석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영예수행'을 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전략적 중요성과 시 부주석이 중국의 차기 유력 지도자로 꼽히는 점을 감안해 류우익 중국대사 내정자에게 영예수행을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예수행이란 외빈이 자국을 방문하는 기간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사절이 밀착 수행을 하도록 하는 의전을 뜻한다.
류 내정자가 부임 전에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인물과 친교를 쌓는 동시에 미리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도록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시진핑 부주석의 방한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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