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16일 오후 서울공항으로 입국해 환영객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방한기간 A급 실세총리 의전
껄끄러운 한중관계 회복 시도
껄끄러운 한중관계 회복 시도
정부가 16일 밤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에게 ‘특급 대우’를 할 예정이다. 시진핑 부주석이 2012년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어 차기 주석이 될 게 유력한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껄끄러웠던 한-중 관계를 뒤늦게나마 복원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외교통상부의 말을 들어보면, 시 부주석에게는 내각제를 채택한 나라의 실세 총리에 해당하는 ‘에이(A)급 총리’로 예우한다. 우선, 류우익 신임 주중대사가 19일까지 3박4일 동안 시 부주석 일정을 ‘영예수행’한다. ‘영예수행’이란 공항 영접에서 출국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하는 밀착수행을 뜻한다. 또 총리급이 아니면 외교부 해당 지역과에서 의전을 맡지만 이번에는 외교부 의전실 차원에서 나섰다. 경호와 관련해서도 정부 당국자는 “시 부주석의 한국 체류 기간 내내 청와대에서 경호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정을 보면, 시 부주석은 17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하며, 오후에는 정운찬 총리와 회담한 뒤 만찬을 함께한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민주당 지도부와도 만난다. ‘비(B)급 총리’라면 이런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
시 부주석은 이 대통령 및 정 총리 등을 만나, 북핵 문제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양쪽이 결론을 도출하기보다는 의견을 주고받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시 부주석의 방한은 현안 합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양국간 인맥을 다지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에 들어왔으며, 미얀마와 캄보디아도 순방한다. 정부 관계자는 “시 부주석 순방은 그의 차세대 지도자 수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 부주석은 2008년 3월 부주석에 취임했으며, 2005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정부는 시 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어색했던 한-중 관계가 다소나마 풀어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중국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대미 편중 외교 등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전달해왔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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