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총리 오늘 방한]
29~30일엔 제주도서 한·중·일 정상회의
한, 외교 채널 총동원 ‘마지막 설득’ 온힘
미 “북비판 동참 기대” 불구 전망 엇갈려
29~30일엔 제주도서 한·중·일 정상회의
한, 외교 채널 총동원 ‘마지막 설득’ 온힘
미 “북비판 동참 기대” 불구 전망 엇갈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28일 한국을 방문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원 총리의 28일 회담과 29~30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미국 정부는 중국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미의 입장에 다가서는 변화를 보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원자바오 총리의 한국 방문 동안 중국이 그동안의 중립적 자세에서 벗어나 북한에 대한 비판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6일(현지시각) 전했다. 이 관리는 원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중국이 수용한다는 뜻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에이피> 통신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단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은 매우 복잡하며 중국은 1차적인 정보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하게 모든 방면에서 나온 정보를 연구,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에 진전된 의견을 밝힐지에 대해선 한국 정부 안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7일 “중국에도 천안함 조사 결과가 담긴 자료를 보냈으며, 책임있는 강국으로 조만간 적절한 입장을 보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정부 소식통은 “중국의 입장이 변화하는 순간 북한이 막다른 골목에 처할 것이라는 것을 중국도 잘 알고 있다”며 “한반도 갈등을 우려하고 있는 중국이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잠정적으로 다음주쯤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예정”이라면서도 “이 대통령과 원 총리의 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회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 총리의 방한이 중국을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중국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하는 등 북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온 원 총리가 현재까지 중국 정부의 판단을 근거로 조심스러운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안보리 회부를 지지하는 정도까지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펑 베이징대 교수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천안함 문제는) 원자바오 총리에 대한 거대한 도전이자, 중국에 큰 골칫거리”라며 “원 총리는 한국을 달래면서 북한에도 경고를 줄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중국이 공개적으로 한·미·일 편에 서면 북한을 버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남북한 모두에 ‘입증 책임’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에는 북한에 입증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논리로 안보리 회부를 최대한 늦추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워싱턴/박민희·권태호 특파원, 이용인 기자 minggu@hani.co.kr
베이징·워싱턴/박민희·권태호 특파원, 이용인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