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족식 전날밤 본부 건설현장서…경호업체 ‘응사’
인명피해 없었지만 ‘탈레반 경고 메시지’ 해석도
인명피해 없었지만 ‘탈레반 경고 메시지’ 해석도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본부 공사현장이 30일 밤(현지시각) 로켓포 공격을 받아 현지 경호업체가 응사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일 “30일 밤 10시10분께 아프간 파르완주 주도인 차리카르시 인근 우리의 지방재건팀 공사현장에 적대세력이 아르피지(RPG) 로켓포 공격을 해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공사현장 뒤편 산악지형에서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애초 4발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날이 밝고 나서 점검해 보니 실제 날아온 것은 2발이고 나머지 2발은 현지 경호업체에서 응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발은 공사현장 외곽 200~300m 지점에 떨어졌고, 다른 한 발도 공사현장 밖에 떨어졌으나 아직 탄흔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 진척도가 30% 남짓이라 시설 피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사현장엔 한국인 58명과 현지인 경호원 60명이 숙식하고 있으며, 정부 요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탈레반 또는 지역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로켓 공격은, 파르완주에서 지방재건팀 활동을 대표하는 권한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양하는 행사가 진행된 날 이뤄졌다. 또 1일 오후 바그람기지에서 한국의 ‘오쉬노' 부대 본대 1진 138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한국의 지방재건팀 발족식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한국의 아프간 재파병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현재 아프간 지방재건팀에 파견된 한국인은 민간인 49명, 경찰 8명, 군 232명 등 모두 289명이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일로 한국의 아프간 지방재건팀 안전 문제가 거듭 부각돼, 아프간 재파병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민주당 등 야5당과 69개 단체로 이뤄진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는 지난 30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7년 아프간 철군 이후 재파병은 없을 것이라던 국민과의 합의를 깬 독단적 반민주적 재파병이자 위험한 분쟁개입”이라며 “정부의 아프간 재파병 추진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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