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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왕따’당한 외교부, 러 대사에 항의

등록 2010-07-09 19:50수정 2010-07-09 22:46

“1번어뢰, 천안함 침몰 무관”
미·중에만 통보에 유감표명
한달여 전 한국에 천안함 사고 조사단을 파견했던 러시아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1번 어뢰’로 볼 수 없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한국에 알려주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부가 주한 러시아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러시아 사정에 밝은 군과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러시아 정부는 자체 조사결과를 지난주 중국과 미국 정부에만 알려줬으며, 한국은 두나라를 통해 우회적으로 러시아의 조사 내용을 들었다.(<한겨레> 7월 9일치 1면 참조)

이에 따라, 신각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지난 4일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한국 정부의 발표와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러시아의 조사결과가 나온 것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한국을 빼놓고 미-중에만 결과를 알려준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신 차관은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 ‘신뢰를 저버린 비우호적 처사’, ‘당황’, ‘실망’ 등 외교적으로 이례적인 강도높은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신 차관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쪽에 추가 협의를 제안했으며, 이후 한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에 추가로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외교안보분야의 전직 고위 당국자는 “정부가 러시아의 조사결과는 객관적일 것이라는 식으로 거들지 않았느냐”며 “러시아의 조사결과는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조사단은 북한의 버블제트 어뢰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으나, 침몰의 직접 원인에 대해선 기동 과정에서 천안함에 문제가 생긴 뒤 2차로 기뢰 폭발이 이루어졌을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를 제기하며 단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 조사단이 잠수함 및 어뢰 전문가로 구성돼 ‘1번 어뢰’의 타격 여부만 집중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 조사단의 일차적인 관심은 1995년까지 어뢰를 자체 생산하지 못하던 북한이 갑자기 최첨단무기인 버블제트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력한 폭발에 뒤이은 버블의 팽창과 수축으로 배를 두동강내는 버블제트 어뢰 기술은 미국 등 극소수의 국가만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도 지금껏 실전이 아닌 정지된 폐선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만 성공했다. 민·군 합동조사단도 6월 29일 언론단체를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실전에서 버블제트 어뢰를 사용해 성공한 것은 북한이 처음이라고 인정했다.

이용인 이승준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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