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초청 보도에 “미 고위급 방북 신중해야”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9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이뤄진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고위인사들의 방북은 시기 등을 포함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의 이런 언급은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를 초청했다는 보도 및 현 상황에서 북-미 접촉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물은 데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이는 현 상황에서 미 고위인사의 방북을 포함한 북-미 고위급 접촉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 방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다른 나라 일에 대해선 공개 언급을 삼간다는 외교의 불문율 및 리처드슨 주지사 쪽이 지금껏 방북 추진 여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대응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관련 의장성명 채택 이후 북쪽의 ‘대화공세’가 북-미 고위급 접촉으로 발전하는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리처드슨 주지사 쪽과 주유엔 북한대표부 사이에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관련 협의 및 북쪽의 초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미 정부가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추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등 현 시점에서 성사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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