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교 30년을 맞이한 한국-리비아 양국 관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주한국 리비아경제협력대표부가 뚜렷한 이유없이 영사업무를 중단했고, 앞서 지난달 15일 리비아에 유학생 신분으로 체류하던 한국인 선교사 고아무개씨가 종교법 위반 혐의로 리비아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이슬람을 제외한 이교도의 선교가 법으로 금지돼 있으며, 한국인 선교사가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 리비아경제협력대표부의 영사업무가 일시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영선 대변인은 “리비아 대표부쪽은 외교부 당국자와 면담 과정에서 ‘영사 업무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비아 대표부 관계자들은 휴가라며 본국으로 떠났고, 현재 대표부에는 한국인 직원들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영사업무 중단과 관련해) 외교부에 공식 통보는 없었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영사업무의 조기 재개를 위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금도 리비아에 도착해 공항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리비아 당국이 트리폴리 공항 현지에서 비즈니스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리비아 당국은 선교사 고아무개씨를 도운 한국인 농장주 주아무개씨도 지난 17일 체포해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이 두 사람에 대해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쪽의 영사접근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리비아 정부가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들의 신병을 외교관례에 따라 한국 정부에 인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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