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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아인혼 방한 주목적은 ‘이란제재 공조’

등록 2010-08-03 20:57수정 2010-08-03 21:49

기재부 방문해 이란 관련 설명에 ‘무게’
한국 대응 태도 따라 대북제재 달라지나
“요즘 미국 사람들은 (북한보다는) 이란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미국 정부가 몇주 안에 발표할 추가 북한 제재 조처를 협의하려고 1~3일 방한한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의 행보를 두고 정부 당국자가 한 말이다.

실제로 아인혼 특보는 3일 오전 경기도 과천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김익주 국제금융국장 등과 비공개 면담을 하며 이란 제재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이날 면담 뒤 “미국 쪽이 지난달 발효된 자국의 이란제재법 및 앞으로 취할 대북 제재와 관련해 제재에 나서게 된 배경과 그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한국의 공조를 요청했다”며 “미국 쪽은 이란과 관련한 설명에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아인혼 특보팀은 2일 외교부와의 협의에선 대북 제재에, 3일 기획재정부와의 협의에선 대이란 제재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인혼 특보는 2일 외교통상부·청와대 쪽과 협의 과정에서도 이란 제재 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쪽이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행보를 보더라도 미국 쪽의 핵심 관심사는 북한 제재보다는 이란 제재 쪽인 것으로 판단된다. 아인혼 특보는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7월 중순)→한국·일본(3~4일)→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의 순방 협의를 통해 이란 제재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차관은 레바논 등 중동지역을, 또다른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에콰도르 등 남미를 돌며 이란 제재 국제공조망을 다지고 있다. 아인혼 특보의 방한을 계기로 한 북한 제재 협의는 이란 제재 강화를 위한 외교 노력의 ‘막간극’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쪽은 조금만 더 조이면 이란이 움직일 분위기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처지에서 정작 중요한 대목은 미국 정부의 이런 행보가 한-이란 관계와 북한 제재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냐는 점이다. 우선 북한 제재에 대한 영향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이란 제재와 대북 제재는 서로 겹치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핵심 변수는 중국 쪽의 대응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 제재에 부정적인 것과 달리, 이란 문제를 두고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제재 결의 1929호 채택(6월9일)에 동의하는 등 “(미국과의) 협조 국면이 더 많다”(정부 고위 당국자). 대북·대이란 제재 문제와 관련한 미-중 간 전략적 조정이 미국의 추가 북한 제재의 강도와 방향 등에 영향을 끼칠 여지도 있는 셈이다.

둘째, 이란 제재 문제에선 한-미 정부 사이에 미묘한 균열이 엿보인다. 미국의 이란 제재 협조 요청과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정부가 추가로 취할 조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 쪽은 우리 기업들이 일반 이란 기업과의 거래까지 축소하길 원하는 거 같은데, 우리 정부가 어떤 조처를 취할 수 있을지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방침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 제재에 소극적이던 일본 정부는 아인혼 특보가 도쿄에 도착한 3일 대이란 추가 금융제재를 결정했다. 이제훈 안선희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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