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북 비핵화 선행돼야…우다웨이 새 제안 없어”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정부는 중국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안(북-미 접촉→6자 예비회담→6자 공식회담)을 현 상황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6일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먼저 여건 조성이 필요하며, 북한의 책임있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어 “우다웨이 대표가 새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 대표는 기존안(3단계안)을 갖고 관련국 정부와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 발표 다음날인 8월31일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을 만나 ‘새로운 제안’을 관계국에 제시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의 이런 언급은 우 대표와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잇단 워싱턴 방문 협의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시점에서 대화와 압력을 병행하는 ‘투 트랙 어프로치’(두 갈래 접근)라는 한·미 양국 정부의 기본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투 트랙 어프로치는 여건 변화에 따라 대화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지만, 지금은 (대북) 제재가 전면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 정부는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조처를 취하지 않는 한 적어도 당분간은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한 대화 쪽보다는 대북 제재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뜻이다.
앞서 위성락 본부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미국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 김 6자회담 특사 등을 만난 뒤 “(한·미 양국은) 투 트랙 어프로치의 근간을 유지해나가기로 했다”며 “북한의 책임있는 태도가 선행돼야 하며 북한의 행동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 김 특사는 ‘코리아 글로벌 포럼’(8~10일 서울 신라호텔, 비공개) 참석차 방한해 위성락 본부장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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