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 2년간 대북·대외정책 조율
‘정통관료’ 외교부 개혁 실현은 미지수
‘정통관료’ 외교부 개혁 실현은 미지수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2008년 6월부터 두번째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아 2년여 동안 대북·대외 정책을 조율해왔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2009년 4·5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및 2차 핵실험, 올해 3월 천안함 사건 및 이후 대응 과정의 한 복판에 그가 서 있었다.
지난달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딸 특채 문제로 물러난 직후 청와대 안팎에서는 외교부 개혁을 위해 외부인사인 류우익 주중대사를 장관으로 기용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그러나 11월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외시 10기 출신의 김 후보자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채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외교부의 수장으로 친정에 복귀한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마음이 그리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은 물론 청와대도 철저한 외교부 개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외교부 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에 대해선 외교부 안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유명환 전 장관 시절 외교부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잡았던 서울고·서울법대 및 주요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라는 이력에서 살짝 비켜나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1977년 외교부에 들어온 이후 외교부 안에서 정통관료로 커왔으며, 특히 2005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년여 동안 외교부에서 인사 분야의 최고 실무책임자인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외교부 안에서도 “외교부 개혁은 물건너갔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개혁 주문이 있을 텐데 거부할 수 있겠느냐”는 쪽도 있다.
김 후보자의 후임 외교안보수석으로는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과 천영우 외교부 2차관, 김태효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이용인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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