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직원 추방사건으로 불거진 한국과 리비아 간의 외교적 갈등 여파로 리비아에 억류돼 있던 한국인 선교사 구아무개씨와 농장주 전아무개씨가 3일 새벽 3시(이하 한국시각) 전격적으로 석방됐다.
외교통상부는 3일 “장동희 주리비아 대사의 입회하에 구씨와 전씨의 신병이 가족들에게 인도됐다”고 밝혔다. 두 한국인의 석방은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일 리비아 행정도시인 시르테시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면담한 뒤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석방 과정에서 “아무 조건이 없었다”고 밝혔으나, 이상득 의원이 카다피 국가원수와의 면담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의 잘못을 인정하고 장동희 대사 소환 등 담당자 문책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사는 소환 뒤 교체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도 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에게 “이번에 리비아 쪽에 우리가 잘못한 점을 인정했고 담당자도 문책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리비아 쪽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이어서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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