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억류 217일만에…외신 “950만달러 대가”
지난 4월4일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원유운반선 삼호드림호(31만9360t급)와 선원 24명(한국인 5명, 필리핀인 19명) 전원이 6일 밤 11시30분께(한국시각) 풀려났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7일 “삼호드림호가 현재 청해부대 왕건함의 호위를 받아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있으며 11일께 오만 살랄라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삼호드림호 한국인 선원들은 이르면 13일께 한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호드림호는 217일간 피랍됐는데, 이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던 마부노호의 174일을 넘긴 최장 피랍사건으로 기록됐다.
삼호드림호 소속사인 삼호해운의 손용호 대표는 이날 부산 중구 중앙동 삼호해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 우리 쪽에서 석방금액을 전달한 뒤 해적들이 배에서 내렸다”며 “선장 김성규씨가 석방 직후 ‘선원 24명 모두 안전하며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정확한 석방금액 및 이를 마련하는 데 보험의 도움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로이터> 통신은 6일 자신을 ‘알리’라고만 밝힌 해적의 말을 따서, 소말리아 해적들이 삼호드림호를 풀어주는 대가로 950만달러(105억원 남짓)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 유조선 마란 센타우루스호가 올 1월 소말리아 해적에 석방금으로 지급했다고 알려진 550만~700만달러보다 많아, 사상 최고액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정부 차원의 협상은 없었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삼호해운 쪽은 삼호드림호가 싣고 있던 1억7000만달러(1880억원) 상당의 원유와 선체의 이상 여부를 살랄라항에서 점검한 뒤 이 원유를 애초 목적지인 미국 쪽으로 운송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9일 케냐 연안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금미305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선장으로부터 한 차례 연락이 왔지만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조일준 기자, 부산/김광수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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