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7일 오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한-미 통상장관 회의를 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출·일자리 확대로 공화당 협력 겨냥
동아시아 시장개방 전초기지화 구상도
동아시아 시장개방 전초기지화 구상도
5일(현지시각)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온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 참패 이후 한-미 에프티에이가 오바마 행정부에 공화당과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첫 검증대가 되면서 미국 쪽의 공세는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4개국 순방을 시작한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에 ‘안정을 향한 우리의 길을 수출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미 에프티에이에 대해 “수백억달러어치의 수출액 증가와 미국 노동자 일자리 수천개와 맞먹는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 에프티에이를 통해 수출을 늘리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중간선거에 패한 뒤, 궁지에 몰린 오바마 대통령은 이처럼 수출을 통해 미 경제를 살린다는 목표를 위해 한-미 에프티에이를 지렛대로 삼는 한편, 에프티에이 추진을 통해 에프티에이에 좀더 적극적인 공화당과 미 기업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또 한-미 에프티에이를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 개방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도 숨기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고에서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생산하느냐로 알려지길 바란다”며 “나는 향후 5년간 미국의 수출을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고, 그러려면 상품을 판매할 새 시장의 새 고객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한-미 에프티에이에 임하는 미국의 목표를 분명히 전했다.
백악관도 이날 아시아 순방의 초점이 미국 기업을 위한 시장개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여행의 초점은 우리 기업들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의 개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계도 오바마의 이런 구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 무역업계 이익단체인 대외무역위원회(NFTC) 제이크 콜빈 부회장은 이날 한 좌담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에프티에이 의회 비준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을 없애지 못하면 통상 문제에서 초당적 협력 가능성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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