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외교문서 폭로
‘우다웨이 폄하’ 발언 중과 갈등 우려
‘우다웨이 폄하’ 발언 중과 갈등 우려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공개에 대해 우리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일·외교·안보의 실무 총책임자들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등의 실명이 거론되는데다 민감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문서 내용과 관련한 일체의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다른 나라 문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게 기본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외교전문 공개가 앞으로 외교관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 쪽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에 대해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료”라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난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발언은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진 한-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정부 안에서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2월3일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김성환 장관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만나 2009년 가을부터 북한과 정상회담을 위해 접촉했다고 발언한 대목이 문서에 등장하자 외교부는 “미국 문서이고 유출된 것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겠다”며 입을 닫았다.
일부 외교부 관계자들은 이번 전문 공개가 앞으로 대미 외교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앞으로 미국 외교관들에게 속내가 담긴 깊은 얘기를 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용인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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