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공동성명 의미
남한엔 대화문턱 낮추고 북엔 도발중지 요구
미-중 역할분담 가능성…우라늄 처리도 변수
남한엔 대화문턱 낮추고 북엔 도발중지 요구
미-중 역할분담 가능성…우라늄 처리도 변수
두 정상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긴요한 조처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의 비핵화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양국은 북한이 주장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이와 함께 “양쪽은 9·19 공동성명과 국제적 의무·약속에 위배되는 모든 행동에 반대한다”며 “양국은 이 문제를 비롯해 관련 이슈들을 다룰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나는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갈수록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공동성명’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두 나라의 의견을 절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예컨대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와 관련해 두 나라는 “한반도 긴장에 우려를 표한다”면서도 ‘최근 사건들로 촉발된’이라고 표현해 긴장 고조의 책임을 모호하게 남겨두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했다”며 미국 쪽의 견해가 강하게 반영됐지만, ‘북한이 주장한’이라는 전제를 달아 사실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중국 쪽 입장도 고려했다. 또 유이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밝혀 중국 쪽 뜻을 최대한 배려했지만, 이를 위한 ‘필요한 조처의 촉구’를 언급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미국 의견도 고려했다.
이런 두 나라의 절충 속에도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긴장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한반도 정세를 협상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강하게 담겨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화 재개 조건의 문턱을 낮추라고 요구하고, 중국은 북한에 추가 도발 중지와 비핵화를 위한 최소한의 행동들을 요구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다.
넘어야 할 고비도 적지 않다. 당장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국제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등에서 이 문제를 재논의에 부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장용석 정치학 박사는 “대화에 대한 확실한 전망을 북한이 가지지 못하면 (우라늄 농축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하는 북한이) 반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 남북관계 개선, 후 6자회담 재개’라는 한국 정부의 완강한 태도도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 공동성명은 남북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의 순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정상회담 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등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등의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문제는 우리 정부가 원칙적이면서도 탄력성이 있는 입장으로 길을 열어갈지, 아니면 끝까지 6자회담 재개와 진전에 제동 역할을 하고자 할 것인지”라며 “미·중이 언제까지나 ‘선 남북대화’ 조건을 전체 그림을 좌우하는 관건으로 간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인 황준범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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