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아프간) 파르완주 차리카르 소재 한국 지방재건팀(PRT) 기지가 현지 무장세력으로부터 로켓포탄 공격을 받음에 따라, 14일(현지시각)로 예정됐던 기지 개소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정부 관계기관 합동대책 회의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며 “언제 개소식을 다시 할지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경찰훈련센터나 병원, 문화시설 등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며 “이달 말쯤 이들 시설에 대한 공사가 완료되면 그때 봐서 개소식을 할지 말지 안전상황을 고려해 다시 한번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차리카르 기지의 공격 세력과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아프간에 몇개의 (반정부) 무장세력이 있다”며 “탈레반 쪽보다는 다른 무장세력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하나의 조직체로 구성된 것도 아닌데다, 한국의 기지를 목표로 3차례나 ‘표적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탈레반과 무장세력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미군 주도로 지난해 아프간 남부지역 소탕작전이 진행된 이후 탈레반 세력이 새로운 거처를 대거 한국 등의 지방재건팀 기지가 들어서 있는 북동부 지역으로 옮기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외교 소식통은 “탈레반 세력들이 북부지역으로 들어와 준동을 하는 것은 미군의 남부 지역 공세에 따른 일종의 ‘풍선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난해 2월 지방재건팀 부지 선정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차리카르 기지의 치안 상황에 변화가 발생해 기지 근무자들의 안전 대책을 보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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