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오늘 아침 특종보도한 상하이 마타하리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 소속 3명이 재직당시 중국 한족 출신의 여성 덩아무개(33)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한국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등과 주상하이 총여사관 비상연락망,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관련 문서 등 각종 기밀문서가 유출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단순히 불륜사건이 아니라 중국 공안당국의 미인계를 이용한 스파이활동에 당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이 여성은 늘씬한 외모에 에르메스 백으로 추정되는 고가의 백을 들고 있다.
2001년 덩씨와 결혼해 7살난 딸을 두고 있는 남편 J(37)씨도 덩씨의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와 결혼하고서 5~6년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4~5년부터 공무원으로 취직됐다며 바깥으로 나돌기 시작했으며, 한국 외교관ㄷ르과 잦은 접촉을 했다고 한다. J씨는 `가끔 다투긴 했어도 가정생활은 그럭저럭 유지됐는데 지난해말부터 부쩍잦아지다가 최근 집을 나가버렸다'고 했다. 그는 `장인은 안계시고 산둥성의 외삼촌이 상하이의 당서기로 몇년전에 발ㄹ여받고 와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것도 지금은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상하이 당서기 시장 등 중국 요인들과 면담을 주선했고 한 영사의 이삿짐이 중국 세관에서 문제가 됐을 때도 덩씨의 도움으로 원만히 해결했다'면서 `중국 상층부와의 친분이나 행적으로 볼 때 상당한 실력자'라고 전했다.
그의 발언에 미뤄볼 때 한국 정부의 외교관들은 덩씨의 실력을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덩씨는 이런 믿음을 산 뒤 적극적으로 한국외교관들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말하자면 이중스파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미인계에 한국정부만 당한 게 아니다. 상하이 주재 일본영사관의 직원이 2005년 중국정부의 미인계에 걸려 기밀유출을 강요받다 자살한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전신관이란 직책으로 상하이 총영사관과 일본 외무성이 주고받는 기밀성 높은 문서를 다루었던 이 일본인 영사관 직원은 노래방에서 사귄 중국여성과 불륜관계를 맺으면서 불행이 시작됐다. 중국 당국은 2003년 6월 이 여성을 매춘혐의로 구속했다가 이례적으로 조기석방하며 이 일본인 직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여성의 소개로 일본인 직원을 만난 중국 당국자는 자신을 `공안 대장'이라고 밝히며 `개인적 친구로 사귀자'며 계속 접근했다. 공안대장은 교묘한 공작을 펼치며 다가섰지만 일본인 직원이 이에 응하지 않자 본색을 드러냈다.
공안대장은 전출을 앞둔 일본인 직원을 불러내 `당신이 한 행위는 중국에서는 법률위반이다' `우리와 만나고 있다고 말하면 곤란해질 것이고 국가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당신이 협조하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고, 중국인 여성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말에 결국 굴복한 일본인 직원은 그후 본격적으로 정부 유출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공안대장은 총영사관 직원 명부를 펼치며 전 직원의 출신 부처를 묻는 것부터 시작해 `총영사관 직원이 만나고 있는 중국인의 이름을 말하라'는 등 강돌르 더욱 높였다.
일본인 직원은 적당히 거부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내가 통신 담당인 것을 (중국쪽이)알고 있는 이상 분명히 시스템에 관한 정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판단한 일본인 직원은 `내일 오후 7시 다시 말날 약속을 했는데 만일 만난다면 일본을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일본인 직원은 자살 당일 2004년 5월5일 총영사 앞으로 5쪽자리 유성레 `이동이 결정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일본을 팔지 않으면 (중국에서)출국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이 길을 선택한다'고 적었다. 한-일 두나라 외교관은 똑같이 상하이 마타하리에 당했지만, 서로 다른 해결책을 선택한 것을 보면 두나라 외교관의 자세가 엿보인다.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외교관들은 한국정부가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관련 사실을 실토하지 않았고, 국가기밀정보를 갖다 받쳤다. 일본 특파원 생활 경험에 미뤄 보면 주재국의 외교관 비상 연락처 등은 특파원이 달라고 해도 기밀사항이라며 주지 않는게 관례이다. 중국 상하이는 일제 시대 때부터 미인계 작전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역사적인 장소이다. 영화 <만추>에서 현빈과 호흡을 맞춘 탕웨이의 정사신으로 유명한 `색계'를 보면 항일단체에서 일하던 왕치아즈(탕웨이)는 조직의 명령에 따라 친일파의 핵심인물이자 정부부 대장인 `이'(왕조위) 암살계획을 세우고 접근한다. 이의 아내에게 접근해 신뢰를 얻은 뒤 이에게 가까워지나 이미 서로 실제 사랑하는 사이가 돼 암살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사랑에 빠진 스파이는 영화상으론 그럴 듯하나 현실세계에선 마타하리. 상하이에 파견된 외교관들은 부디 미인계를 조심하라! 김도형 기자
일본인 직원은 적당히 거부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내가 통신 담당인 것을 (중국쪽이)알고 있는 이상 분명히 시스템에 관한 정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판단한 일본인 직원은 `내일 오후 7시 다시 말날 약속을 했는데 만일 만난다면 일본을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일본인 직원은 자살 당일 2004년 5월5일 총영사 앞으로 5쪽자리 유성레 `이동이 결정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일본을 팔지 않으면 (중국에서)출국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이 길을 선택한다'고 적었다. 한-일 두나라 외교관은 똑같이 상하이 마타하리에 당했지만, 서로 다른 해결책을 선택한 것을 보면 두나라 외교관의 자세가 엿보인다.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외교관들은 한국정부가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관련 사실을 실토하지 않았고, 국가기밀정보를 갖다 받쳤다. 일본 특파원 생활 경험에 미뤄 보면 주재국의 외교관 비상 연락처 등은 특파원이 달라고 해도 기밀사항이라며 주지 않는게 관례이다. 중국 상하이는 일제 시대 때부터 미인계 작전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역사적인 장소이다. 영화 <만추>에서 현빈과 호흡을 맞춘 탕웨이의 정사신으로 유명한 `색계'를 보면 항일단체에서 일하던 왕치아즈(탕웨이)는 조직의 명령에 따라 친일파의 핵심인물이자 정부부 대장인 `이'(왕조위) 암살계획을 세우고 접근한다. 이의 아내에게 접근해 신뢰를 얻은 뒤 이에게 가까워지나 이미 서로 실제 사랑하는 사이가 돼 암살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사랑에 빠진 스파이는 영화상으론 그럴 듯하나 현실세계에선 마타하리. 상하이에 파견된 외교관들은 부디 미인계를 조심하라!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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