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오른쪽)가 2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김성환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정일과 면담 여부는 보도 안돼…28일 서울로
한·중 “남북회담→북미대화→6자회담” 합의
한·중 “남북회담→북미대화→6자회담” 합의
카터 방북·우다웨이 방한 이틀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 이틀째인 27일 북한의 헌법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담화를 나눴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전직 국가수반 모임인 ‘디 엘더스’ 대표단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김 상임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디 엘더스 대표단은 26일 전용기 편으로 방북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박의춘 외무상을 만났다.
이번이 세번째 방북인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첫번째 방북 이틀째인 6월16일 김일성 주석을 만나 당시 전쟁 전야로 치닫던 ‘1차 북핵위기’의 타결책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두번째 방북에선 첫날인 8월25일 김영남 위원장과 만나 담화를 나눴으나, 김정일 위원장은 만나지 못했다.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은 28일 오전 평양을 떠나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 방북 경과를 설명하는 한편, 오후 5시45분께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이명박 대통령 면담 여부는 아직 미정으로, 북한에서 어떤 메시지를 받아 오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방한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김성환 장관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한 국내 일부의 부정적인 대북한·대중국 정서를 소개한 뒤 “앞으로 대화가 잘되고 북한이 진지하게 응해서 6자회담으로 이어지게 하자. 그 과정에서 북한의 추가도발이 없도록 하자”고 말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우 대표는 대중 정서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특별한 언급 없이 미소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 방한을 통해 한국과 중국은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간 비핵화 회담→북-미 대화→6자회담’으로 가는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에 의견일치를 봤다. 양국은 또 그런 절차가 요식행위가 아니며 진지한 협상을 통해 성과를 내야 다음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를 두곤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성격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중국은 6자회담에서 논의할 문제라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한·중이 3단계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북한도 조만간 직간접적 방식으로 한국이 지난 1월 제의한 비핵화 남북회담에 관한 반응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남북회담을 간접 제의할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를 알 수 있는 계기야 되겠지만, 그보다는 남북 차원에서 (북한의 공식 반응이) 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한의 직접적인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중이 3단계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북한도 조만간 직간접적 방식으로 한국이 지난 1월 제의한 비핵화 남북회담에 관한 반응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남북회담을 간접 제의할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를 알 수 있는 계기야 되겠지만, 그보다는 남북 차원에서 (북한의 공식 반응이) 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한의 직접적인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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