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사진 왼쪽) 주한 미국대사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
제주 해녀학교찾아 ‘물질체험’
제주 해녀학교찾아 ‘물질체험’
“제주 해녀들은 한국 여성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살아 있는 한국의 역사이고 현재이며, 미래가 될 것입니다.”
제주 해녀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캐슬린 스티븐스(사진 왼쪽)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한수풀해녀학교를 찾아 해녀들과 함께 직접 바다에 들어가 ‘물질 체험’을 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수면에 띄우는 부표인 ‘테왁’과 망사리(그물)를 들고 해녀들과 함께 직접 바닷물 속에 들어가 40분 남짓 물질을 했다. 그는 해녀들이 잡은 전복·문어·성게 등을 신기한 듯 들어 보이기도 했고 뭍에 올라와서는 함께 잡은 해산물을 먹으며 “맛있어요”를 연발했다.
“함께 물질을 해보니 해녀들의 능력이 생각보다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해녀는 수영 능력뿐만 아니라 눈도 좋고 바다도 잘 알아야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물질 체험에 앞서 해녀학교를 둘러보면서 임명호 교장에게 “언제부터 해녀학교를 운영하고 있느냐”, “여성만 들어갈 수 있느냐”는 등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졌다. 임 교장은 “2008년부터 일반인과 외국인들을 위해 1년에 한차례씩 4개월 과정의 해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103명이 수료하고, 이 가운데 8명은 해녀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1960~80대의 해녀들에게 “1976년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해녀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그 뒤에도 제주도를 자주 방문했다”고 말했다. 물질 경력이 65년·63년·60년 등이고, 9살·10살 때부터 물질을 했다는 해녀들의 말에 감탄을 연발한 그는 “해녀들과 악수하는 데 손힘이 장난이 아니더라. 대단하다”며 활짝 웃었다.
“첫 방문 때부터 제주 여성들의 강인함을 느꼈고, 그 뒤 제주도 역사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제주 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 강인함은 지금도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는 해녀들에게 “물질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냐”며 여러가지 질문을 했고 조옥선(77) 해녀가 “먼바다에서 물질하다가 파도가 갑자기 덮치거나 안개가 낄 때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그때가 가장 무섭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대사 일행은 이날 오후 ‘제주올레 10코스’도 걸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대사 일행은 이날 오후 ‘제주올레 10코스’도 걸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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