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강경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한국에 오기 직전 아이티와 수단을 방문했다. 세계의 오지 어떤 곳을 가든 유엔 인권 현장에 한국 사람들이 있었고, 모두 뛰어난 평판을 받고 있었다. 편안함의 울타리를 넘어 인류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한국분이 많다는 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강경화(56·사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는 14일 “유엔은 이제 제네바도 뉴욕도 아닌 현장에 존재한다”며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는 한국 젊은이들은 유엔을 하나의 기구로 좁게 생각하기보다는 전세계의 어려운 나라를 위해 무엇을 기여할지를 고민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국제기구 진출 한국인 초청 간담회’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이 자리에는 국제기구 진출 꿈을 품은 대학생과 사회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강 부대표는 비고시 출신의 첫 외교통상부 여성국장(국제기구국장)을 거쳐 2006년 유엔 내 인권 관련 활동을 총괄하는 조직인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임명됐다. 한국 여성으로는 유엔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맡는 기록을 세웠다. 1977년 <한국방송> 영어방송 피디를 거쳐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관을 거쳐 김대중 대통령 재직 시절 통역으로 활동했다.
그는 “현재 유엔 기구의 한국인 직원은 228명으로 아직 기여에 비해 참여율이 낮은 편”이라며 “국제기구에 참여하기 위해선 관련 분야의 경험 축적이 매우 중요한 만큼 2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쌓고 이를 지원서에 상세히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에 들어가기 위해 관련 분야의 경험을 쌓는 것과 박사학위 중에서 굳이 선택을 하라면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더 확실한 ‘베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부대표는 “유엔만이 국제기구는 아니고, 각각의 전문 분야를 다루는 국제기구도 다양하다”며 “특히 인권·인도지원 등의 분야에선 현장에서 유엔의 팔다리가 돼주는 비정부기구(NGO)의 구실이 매우 중요한 만큼 국제기구 진출도 폭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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