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왼쪽)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오전(한국시각) 아세안 연례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회의장(BICC)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정부, 남북 외교장관 만남 타진
북 대표단 “내일 입장 밝힐 것”
교도통신 ‘미, 북 접촉시도’ 보도
북 대표단 “내일 입장 밝힐 것”
교도통신 ‘미, 북 접촉시도’ 보도
박의춘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아세안지역포럼(ARF) 참석을 위해 21일 밤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했다. 23일 포럼이 열릴 때까지 남북 외교장관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대표단은 박 외상을 포함해 리흥식 외무성 국제기구국장과 백현철 부국장, 방광혁 과장 등 8명으로 구성됐다. 북한의 차기 6자회담 수석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대표단 명단에는 들어 있지 않으나, 함께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본진보다 하루 앞서 도착한 북한 선발대 관계자는 21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북남 장관 회동 여부 등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23일 모든 현안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은 22일 남북 외교장관의 만남을 실현하기 위한 본격 타진에 나선다. 이에 앞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밤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남북대화 우선’ 기조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김 장관도 21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남북대화 우선 원칙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확인했다고 대표단 관계자가 밝혔다.
일부에선 정부가 포럼을 계기로 남북 접촉 추진에 나선 것은 ‘더이상 남북대화가 미뤄질 경우 북-미 직접대화 등 다른 방식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국제적 압력을 의식한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커트 캠벨 미 국무차관보가 북한 쪽 외교부 고위 당국자와의 회담을 시도했다”며 “21일 오후 발리에 들어오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북한 박의춘 외교장관과의 접촉을 위한 사전조정 등이 목적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미국 쪽이 ‘사실무근’이라고 우리 대표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안에서도 ‘남북대화 우선’ 기조의 추진 시한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에게 무한대의 시간이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이번 포럼이 그런 노력의 데드라인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리/손원제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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