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국 개최 예상…북 ‘사전조처’ 6자재개 관건
2차 남북 비핵화 회담이 21일 가시적 성과 없이 끝났다. 이제 6자회담 재개 여부는 10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후속 북-미 대화의 몫으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 남북회담의 성사로 일단 후속 북-미 대화의 여건은 모두 갖춰진 셈이 됐다. 미국은 지난 7월 뉴욕에서 열린 1차 북-미 대화 뒤 후속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전제 3가지를 북한에 제시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핵실험·미사일 발사 유예 등 ‘비핵화 사전조처’에 대한 분명한 답을 준비할 것과 먼저 2차 남북 비핵화 회담에 참여할 것 등이다. 북한은 2차 남북회담에 응하면서 후속 북-미 대화도 제의했다. 핵과 미사일 관련 미국의 우려에 대한 답안도 준비했다는 얘기다.
2차 북-미 대화는 준비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10월 중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양쪽은 뉴욕이나 평양이 아니라 과거 북-미 대화가 열렸던 싱가포르나 베를린, 제네바 등 제3국을 대화 장소로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2일 “북한은 1차가 뉴욕에서 열린 만큼 후속 북-미 대화는 평양에서 열기를 바라는 입장이지만, 워싱턴의 기류는 평양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차 북-미 대화에 들고나올 답안의 한 자락을 2차 남북회담에서 슬쩍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차 남북회담에선 비핵화 사전조처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데 서로 노력을 하면 진전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북한이 최종적으로 미국에 더 많은 얘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차 북-미 대화에서 진전된 방침을 표명할 수 있다는 언질을 준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2차 북-미 대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처’ 이행 의사를 밝힐 경우, 북한 핵 문제는 6자회담 재개 쪽으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한 외교 소식통은 “그렇게 되면 연내 6자회담 재개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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