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전문가 “삼척까지 연결해 가스액화기지 활용해야”
러시아가 북한을 경유하는 남-북-러 가스관 사업과 관련해 러시아에서 북한 경성-원산을 거쳐 남쪽의 고성-인천·평택을 잇는 노선을 제시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한-러 경협 전문가인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남북 에너지 및 교통 인프라 협력 방안’을 주제로 열린 북한경제포럼 제43차 세미나 발표를 통해, 러시아 가스프롬이 최근 북쪽의 동해안 철도 구간을 따라 가스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한국가스공사 쪽에 제시했다고 공개했다.
경성-원산-고성-인천 노선은 북쪽의 함북선(경성-나진)과 평라선(나진-원산), 금강산청년선(원산-고성) 등 3개 철도 구간을 차례로 지나 남쪽 수도권과는 경원선(서울-원산) 철도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노선이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은 “철도 노선을 따라 가스관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며 “북쪽과도 이런 구간을 거친다는데 조율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러시아가 이들 구간의 위성사진 촬영까지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권 교수는 남쪽 내부의 가스관 노선과 관련해선 “고성에서 곧바로 인천·평택으로 가기보다는 삼척까지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제이(J)자 모양의 노선이 더욱 바람직하다”며 “삼척의 가스액화기지를 활용해 일본으로의 가스 수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일부에서 거론되는 북쪽의 가스 절도나 가스관 폭파 가능성에 대해 “북한에는 도시가스 배관 시설이 없어 설사 가스를 몰래 뺀다 해도 어디에 보관할 수단이 없고, 가스관 폭파시 동해안 전역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할 게 뻔하다”며 일축했다.
권 교수는 배관 설치 비용은 총 22억3560만달러, 가스관 북한 통과 비용은 연 1억1840만달러로 추산했다. 또 가스 수송 비용은 가스관(PNG) 방식(1MMBtu당 0.31달러)이 액화가스(LNG)를 배로 운반하는 방식(0.94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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