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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오바마 “메이드 인 아메리카 확장…미국 노동자와 기업 승리”

등록 2011-10-13 21:46수정 2011-10-13 22:46

공화당과 ‘초당적 타협’…내년 대선홍보 적극 활용
아시아서 미국 입지 강화…NYT “정치·외교적 성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과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들을 위한 승리”라고 밝힌 것에서 백악관의 분위기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적 지지 속에 이뤄진 오늘 밤 표결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자랑스러운 라벨이 붙은 (상품의) 수출을 상당히 신장시킬 것이며 높은 임금을 받는 수만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권, 환경,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과 농민, 축산업자, 소기업을 포함한 생산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하고 이길 수 있게 됐다”며 “이들 협정은 미국의 수출을 배가하고 21세기에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성명은 에프티에이를 통해 미국이 이루려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까지 미국의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수출을 촉진하는 에프티에이를 통해 9.1%라는 최악의 실업률 그리고 침체된 미국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20년래 가장 중요한 무역 확장”이라며 “한국과의 협정으로 잠재적으로 28만개의 미국 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 지도부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표결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찬성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 중에는 반대표가 꽤 있었다. 하원 투표 결과는 찬성 278표, 반대 151표(공화 21, 민주 130)였는데 투표한 민주당 의원의 무려 68.8%가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상원에서의 반대 15표 가운데도 14표가 민주당 의원들이었다. 심지어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반대표를 던졌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민주당은 이에 부정적이어서 이런 결과는 예상됐다.

‘한-미 에프티에이가 미국에 불리하다’는 게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한 주요 이유다. 이날 미 의회 토론에서 밥 케이시(민주·펜실베이니아) 의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당시에도 (미국 내)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다고 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종종 개입해 미국과의 경쟁이 공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쇠고기 시장에서도 비관세 장벽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런 부분이 에프티에이 협정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구인 잰 셔카우스키(민주·일리노이) 의원조차 한-미 에프티에이에 대해 “미국 노동자들에게는 최악의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반대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도 오바마 대통령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계속 대립했던 공화당과 ‘초당적 타협’을 이뤄내 내년 대선에서 홍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민주당이 에프티에이로 인해 당내 분란을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역구를 의식해야 하는 민주당 의원들로선 반대표를 던지고 반대 토론을 했다는 것으로 이 문제는 매듭지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도 한국이라는 ‘전략적 동맹’과의 관계를 확고히 해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성취”라며 “경제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겠지만, 전략적 동맹국가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에프티에이 발효 이후, 자동차·섬유·전자 등 예상되는 미국 내 업종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거나, 기대했던 에프티에이 효과가 미국 내에서 나타나지 않는다면 ‘오늘’ 오바마의 승리가 오히려 올무가 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미 FTA 체결 일지

2006년 1월18일 노무현 대통령 한·미 FTA 협상 의지 밝힌 신년연설

6월5일 1차 협상 시작

2007년 4월2일 한·미 FTA 타결

6월21~27일 한·미 FTA 1·2차 추가 협상

6월30일 한·미 FTA 합의문 공식 서명

2008년 4월18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연령제한 단계적 해제 합의)

6월21일 한·미 통상장관회담(월령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합의)

2009년 4월22일 국회 외통위,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11월19일 한·미 정상회담(서울) FTA진전 협력 합의

2010년 6월26일 한·미 정상회담(토론토) 뒤 오바마 FTA 새로운 논의 지시

12월3일 한·미 통상장관회의(미국) FTA 추가협상 타결

2011년 2월10일 한·미 통상장관 FTA 추가협상 합의문 서명 교환

5월4일 미 무역대표부, 의회에 FTA 비공식 협의절차 개시 제안, 국회 외통위 ‘번역 오류’ 한·미 FTA 비준안 철회

6월3일 한·미 FTA 새 비준 동의안 국무회의 의결

7월7일 미 상·하원 FTA 이행 법안 초안 채택

8월3일 미 상원 양당 지도부, FTA 추진 계획 합의

9월7일 미 하원, FTA 비준 절차 돌입

9월16일 국회 외통위, 한·미 FTA 비준안 상정

10월3일 백악관, 한국 등과의 FTA 이행 법안 의회 제출

10월6일 미 하원 세입위, 한·미 FTA 이행 법안 가결

10월11일 미 상원 재무위, 한·미 FTA 이행 법안 가결

10월12일 미 상·하원, 한·미 FTA 이행 법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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