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회담 24~25일 제네바서
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에 북핵 문제와 미군 유해 발굴 문제 등 다양한 수준의 대화가 잇따르면서, 이들 연쇄 접촉이 북-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북한과 미국은 제2차 고위급 대화를 24~25일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앞서 북-미는 18일 타이 방콕에서 미군 유해발굴 사업재개 논의를 위한 회담을 열었고, 미국 조지아대에서는 17일부터 20일까지 ‘남·북·미 3자 트랙2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 가운데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참석할 제2차 북-미 고위급 대화는 향후 두 나라 관계의 가장 핵심적인 가늠자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화에서는 미국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비핵화 사전조치’의 내용과 수위를 놓고 북-미가 조율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전망이 썩 밝은 것만은 아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강경 입장을 거듭 밝혀왔으며, 이런 기조는 이번 회담에서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9일 “미국이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위한 조선의 평화적 핵활동이 먼저 중단돼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미국의 최대 관심사항인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은 ‘비핵화 사전조치’의 적용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절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8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과정에서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 중단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지 슈워브 전미외교정책협의회 회장은 최근 방한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2차 북-미 대화 뒤 대량파괴무기 실험 유예를 선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유예를 선언하면 미국도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간 미군 유해발굴 사업재개 논의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북한 쪽이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우리 인력이 북한에서 안전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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