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명 피납된 필리핀 민다나오섬
광산업자들, 지난달 21일 괴한에 납치…몸값 협상중
50대 한국인 광산업자 3명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지난달 21일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돼 억류중이라고 현지 경찰이 7일 밝혔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현재 납치범들과 가족 및 현지 경찰 전담팀 사이에 석방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를란도 비냐스 민다나오섬 라나오 델 수르주 경찰청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인 광산업자 3명이 민다나오의 광산지역을 살펴보러 갔다가 피랍됐다”며 “이들은 민다나오의 라나오 호수 인근 지역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우아무개, 김아무개, 최아무개씨 등 3명이 21일 피랍된 뒤 24일부터 하루이틀 간격으로 석방금 요구 및 인질 위해 협박이 이뤄졌으며, 지난달 29일엔 가족 대표가 현지에 도착해 전담 수사팀과 공조해 협상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피랍자 중 한명과 휴대전화로 지속적인 연락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피랍자 모두 몸에 위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납치를 한 무장 괴한들이 어떤 단체 소속인지는 현재 분명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민다나오는 이슬람 공산 반군 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과거에도 이들에 의한 한국인 피랍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일반적으로 정치적 목적에 의한 피랍일 경우 단체명을 밝힐 텐데 아직 소속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고 있어, 실제 납치 세력이 누구인지는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다나오 반군세력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의 본 알 하크 대변인은 중국의 <신화통신>과의 통화에서 부하들을 조직해 납치범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부군이 납치된 외국인들을 구출하려는 노력을 돕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라나오 델 수르주에서는 2008년 3월에도 한국인 사업가 한 명이 무슬림 반군에 피랍됐다가 두 달여 만에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다. 1993년에는 필리핀 북코타바토주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엔지니어 8명이 무슬림 반군에 납치됐다.
손원제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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