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후 코엑스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후진타오 ‘북 비판 발언’
‘발사포기’ 이례적 언급…‘북 안보리 위반’으론 규정 안해
북-미에 다른 메시지…한반도 안정 유지 ‘이중포석’ 인듯
‘발사포기’ 이례적 언급…‘북 안보리 위반’으론 규정 안해
북-미에 다른 메시지…한반도 안정 유지 ‘이중포석’ 인듯
핵안보정상회의를 맞아 서울을 찾은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들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에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고 나섰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발사 중지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선 사실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다.
후진타오 주석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발사 계획에 깊은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고 한다. 후 주석은 특히 “북한은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북한의 민생발전에 집중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전했다. 서울 도착 이전에 이미 평양에 그런 뜻을 여러 번 전했고, 앞으로도 설득하겠다는 말도 했다. 애초 원칙적 수준의 언급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분명한 의사표시라고 청와대는 말했다.
그러나 후 주석의 이런 이례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를 바꾸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후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어렵게 조성된 한반도 완화의 정세가 역전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를 직접 언급한 대목은 아예 빠졌다. 후 주석은 또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접촉과 대화를 계속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이 보도했다. 후 주석은 “관련국들이 큰 국면과 먼 거리를 보고 냉정과 자제를 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길 촉구하며, 이것이 각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도 말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보기에 따라선 위성 발사 이후의 상황 관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중국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일관되게 반대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도 동참했다. 후 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 북한이 경제개발과 민생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기본 태도는 북한의 발사 계획에는 ‘우려’를, 주변국에는 ‘자제’를 요청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발사 전이기 때문에 ‘우려’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막상 발사 뒤 제재를 논의하는 국면이 되면 그때부터 중국은 ‘자제’ 메시지를 더 강하게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해 “분명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한반도 정세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기획관이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북한 정권은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북한 주민을 먹여 살려야 한다”며 “언제까지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해서는 살아갈 수 없다. 북한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메드베데프 대통령 및 후진타오 주석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결국 이번 사안을 두고 북한이 일본을 뺀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 전부와 맞서는 모양새가 됐다. 청와대는 일단 정상들의 분명한 태도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태효 기획관은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메시지가 애초 예상한 것보다 강하고 분명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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