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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이 대통령 “일왕 방한 희망이 본뜻이었는데…”

등록 2012-09-09 20:41수정 2012-09-09 22:10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한-일관계 복원 나선 정부
한-일 관계 전문가 5명 만나
“일왕 사과 요구 발언 왜곡” 해명
위안부 문제 대해선
“일, 법률적 접근만” 안타까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일 일왕 사과 요구와 관련해 “발언이 왜곡돼 전해졌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내 한-일 관계 전문가 5명을 2시간 남짓 비공개로 만나 “일본 왕이 방한할 계제가 되어 방한을 하게 될 경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하면 한-일 관계가 풀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는데 사과 발언만 부각되어 진의가 왜곡됐다”고 말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일왕의 방한과 사죄가 한-일 간 과거사 문제의 악순환을 끊고 한-일이 역사적 화해를 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말한 것인데, 거두절미하고 보도되는 바람에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일왕 사과 요구 발언과 관련해 외부 인사들에게 해명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격앙됐던 일본 여론을 달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은 이 대통령의 일왕 관련 발언에 무엇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일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아무리 힘이 빠져도 경제력이 우리의 4배나 되는 강한 나라”라며 “마치 우리가 뛰어넘은 나라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이 대통령은 “일본은 국제사회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나라이고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며 “한-일 관계는 큰 의미 있는 관계이고 임기 중에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정이 많은 나라인데,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마치 변호사가 법률을 얘기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다 해결됐다고만 얘기하는 등 법률적인 태도로만 접근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비협조 때문에 독도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한-일 관계가 만신창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 화살을 일본의 국내 정치로 돌렸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정작 ‘정치적 목적으로 독도를 방문한 것 아니냐’는 국내 여론의 비판에 대해선 “이제 임기가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이 인기를 올려서 뭣하느냐, 그런 생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향후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임기 내 복원되지 않을 가능성을 걱정하며 신중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일본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는 더 시끄럽지 않도록 대응하겠다”며 “일본이 뭐라 하든 하나하나 일희일비하며 대응하지 않고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일왕 관련 부분을 집중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일본과의 관계가 나빠진다. 이 악순환을 일왕의 한국 방문을 통해 끊지 않겠는가’라는 취지로 한 말이, ‘일왕이 방한하려면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전해졌다”고 설명했다고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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