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정상회담 전 타결 희망”
정부 “개정 내용이 더 중요”
재처리 방식 ‘파이로프로세싱’ 쟁점
한 “플루토늄만 따로 추출 안돼”
미 “추출 가능” 핵무기 전용 우려
정부 “개정 내용이 더 중요”
재처리 방식 ‘파이로프로세싱’ 쟁점
한 “플루토늄만 따로 추출 안돼”
미 “추출 가능” 핵무기 전용 우려
3일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전향적으로 논의됨에 따라, 양국의 협상이 막판 속도를 낼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대통령의 5월 방미 이전 타결이 희망적”이라는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희망 사항을 말한 것으로 본다. 타결 시점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합의의 가닥이 잡힐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미국도 박 대통령의 관심사를 무시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 협정이 만료되는 내년 3월 이전에 새 협정을 발효시키려면, 올 상반기에는 협상을 마쳐야 한다. 미국 의회의 동의 절차에 6달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한-미는 이달 중순에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11일로 예정된 케리 장관의 방한 이후 협상단을 미국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협상 이후 중단된 협상의 재개는 한-미간 의견조율에 진전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핵심 쟁점은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문제로 압축된다. 1973년 발효된 한-미 원자력협정 제8조는 “특수 핵물질의 재처리 및 형태나 내용의 변형 등은 두 당사자가 공동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동의 없이는 사용후핵연료에 손도 댈 수 없는 것이다. 우라늄 농축에 대해서는 규정 자체가 없다. 협정 당시인 70년대 초반 기술 수준에서는 자체 농축보다 원자로의 연료인 농축우라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과 원자력협정을 맺는 나라에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의 엄격한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핵무기 제조 기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좀더 자유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원전 안전을 위해 사용후핵연료를 조사하거나 연구를 위해 손대야 할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사안별로 동의를 받아야 해 불편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포괄적인 동의로 통제를 완화해 달라고 미국 쪽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0년부터 미국과 공동으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의 한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의 타당성 연구를 하고 있다. 처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아직 연구 단계의 기술이다. 그러나 정부는 한-미간 공동 연구가 성공할 경우 파이로프로세싱 활용 방안이 새 협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파이로프로세싱은 기존의 재처리 방식인 ‘퓨렉스’와 달리 플루토늄만 따로 추출하지 않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핵무기에 전용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로프로세싱도 플루토늄 추출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비핵확산 정책은 세계전략 차원의 구상이어서 한국만 예외로 해주기 어려운 데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없는 세상’ 전략에도 맞지 않는다. 정부 소식통은 “그동안 한-미가 초안을 두 차례 주고받으며 의견 조율을 해왔으나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su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중국 AI로 2명 숨져…‘제2사스 되나’ 공포
■ 개성공단 진입 통제…북 ‘최후 보루’ 빼들었다
■ “맞벌이가 죄인가요”
■ 프랑스, 낙태비용 전액 국가가 지원
■ 경마 애호가들의 논쟁이 영화를 만들었다?
■ 중국 AI로 2명 숨져…‘제2사스 되나’ 공포
■ 개성공단 진입 통제…북 ‘최후 보루’ 빼들었다
■ “맞벌이가 죄인가요”
■ 프랑스, 낙태비용 전액 국가가 지원
■ 경마 애호가들의 논쟁이 영화를 만들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