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합의에 이르기까지
기조발언때 의제 놓고 시각차
결국 ‘쉬운’ 부분만 먼저 합의
기조발언때 의제 놓고 시각차
결국 ‘쉬운’ 부분만 먼저 합의
6일 판문점 북쪽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은 하룻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며 7일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16시간 동안 수석대표 회의 10차례, 전체회의 2차례가 수시로 열리며 진통이 거듭됐다.
회담은 오전 10시를 훌쩍 넘긴 11시45분에야 시작됐다. 통일각과 남한 쪽을 연결하는 통신선의 전원 연결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들어선 남북 대표들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악수한 뒤 서로를 ‘개성 전문가’로 치켜세우며 덕담을 나눴다. 박철수 북쪽 단장이 “장마철인데 서울 날씨는 어떠냐”고 말문을 열었다. 서호 남쪽 수석대표는 “장마 기간 중”이라고 가볍게 응대한 뒤 “상호 협력과 신뢰 속에서 문제를 잘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에 박 단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토론할 수 있지만 장마철 피해 대책이 제일 시급하다”고 받았다.
오전 회담은 양쪽이 서로 기본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30여분 만에 끝났다. 남쪽은 기조 발언을 통해 북한의 일방적인 공단 운영 중단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재발 방지, 완제품과 자재의 원활한 반출 등을 요구했다. 반면, 북쪽은 개성공단의 장마철 피해 대책과 시설 점검, 공단의 조속한 원상 복구 등을 강조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본격 협상은 오후부터 시작됐다. 수석대표간 1차 접촉이 35분간 이뤄진 뒤 2차 접촉은 15분간, 3차 접촉은 1시간 동안 이뤄졌다. 8시50분께 끝난 3차 접촉에서도 양쪽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은 난항했다. 수석대표 접촉이 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결국 남북은 진통 끝에 공단 시설 점검과 완제품·자재 반출 등 ‘쉬운’ 부분은 먼저 합의하고, 가동중단 재발 방지책 등 ‘어려운’ 대목은 10일 후속 회담으로 미루는 묘안을 내놨다.
앞서 6일 아침 7시30분 조금 넘어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한 남쪽 대표단은 지원 인원 38명과 취재진 등과 8시30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오전 10시 못 미쳐 통일각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북쪽 대표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남쪽 대표단이 통과한 판문점 입구 통일대교에선 궂은 날씨에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람들이 나와 “우리는 일하고 싶다”, “기쁜 소식 기대합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손을 흔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회담에는 2010년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처음으로 남쪽 취재진이 동행했고, 북쪽에서도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텔레비전> <우리민족끼리> 기자 3명이 취재에 나섰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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