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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최악 치닫는 한-일…더 멀어진 정상회담

등록 2013-12-26 20:19수정 2013-12-26 21:36

문화부 장관이 직접 비판 성명 발표
이번 사태 엄중히 본다는 의지 표명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직접적인 논평이나 공식 반응을 내지는 않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청와대는 오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아베 총리의 참배에 따른 우리 정부의 규탄 성명과 이후 추가 조처 방안 및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외교 정책 등을 두루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현실적인 이유 등을 들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되지 않았느냐. 정부가 우리 국민의 여론을 거슬러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한-일 대화의 전제로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인식 전환과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박 대통령으로서는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로 훨씬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태도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한-일 관계는 장기 표류 상태에 놓이는 것은 물론 최악의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가 담화를 통해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참배이고, 한·중 국민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밝혔지만,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참배 1시간 전에 이를 통보해온 만큼 담화 자체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신사 참배 이후 공식적으로 내놓은 성명의 형식도 청와대의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 대변인 격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비판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는 정부가 7년 전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한 것에 견주어 성명의 ‘격’과 ‘강도’를 훨씬 높인 것이다. 특히 일본의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 정부 대변인이 성명을 낸 것은 처음으로, 정부 당국자는 “어느 때보다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본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성명에서 전후 극동전범재판소에서 전범으로 처벌된 ‘도조 히데키’와 ‘고이소 구니아키’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야스쿠니신사에 전범들이 합사돼 있음도 분명히 했다. 도조 히데키는 1941년 일본 총리에 올라 44년 물러날 때까지 전쟁을 지휘했으며, 45년 전후 에이(A)급 전범으로 체포돼 처형됐다. 고이소 구니아키도 42년 조선 총독으로 부임해 학도병 제도 등을 시행했고, 44년 7월 도조 히데키의 뒤를 이어 총리에 취임했으며, 45년엔 전범으로 종신금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숨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번 신사 참배를 계기로 한-미-일 3각 동맹의 복원을 강력히 희망하는 미국 쪽에 ‘한-일 관계’의 악화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는 수순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진환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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