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리비아 무장 괴한, 코트라 관장 납치…‘표적납치’ 가능성

등록 2014-01-20 20:48수정 2014-01-20 22:37

트리폴리 시내서…퇴근차 막고 총기 위협
운전기사 놔둔채 관장만 끌고가
무역관장 업무 정치·종교 무관
금품 노린 납치 가능성
북아프리카의 리비아에 주재하는 한석우(39)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19일 트리폴리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리비아에서 한국인이 납치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한 관장이 19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각 20일 0시30분) 차량으로 퇴근하던 길에 트리폴리 시내에서 무장 괴한 4명에게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차량을 몰던 이라크 출신 운전기사가 한 관장이 납치된 뒤 곧바로 현지 대사관에 피랍 사실을 연락해 왔다”고 말했다.

납치할 당시 괴한들은 한 관장이 타고 가던 차량을 앞질러 길을 가로막고 총기로 위협해 자신들의 차량으로 옮겨 태운 뒤 트리폴리 서쪽으로 달아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 관장의 차량과 운전기사를 그냥 두고 한 관장만 데려간 점 등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한 관장에 대한 ‘표적 납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관장의 신변 안전 여부와 납치한 세력이나 목적 등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한 관장의 신변 안전이 우선”이라며 구체적인 내용 공개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납치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인질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납치범들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한 관장의 신변이 당장 위협받는 상황은 아닐 것이란 관측이 많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리비아에서 외국인을 납치한 뒤 살해한 사례가 거의 없다. 살해가 목적인 경우는 현장에서 벌어졌다”고 말했다.

교민 상대 강도사건은 여럿
납치는 이번이 처음
정부 “신변 이상 없을 것…
지금까지 살해사례 거의 없어”

한 관장 납치는 금품을 노린 것이거나 종교적 이유에 의한 것일 개연성이 크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비아의 치안이 좋지 않아 외국인 상대 납치나 강도 사건이 빈번하다”며 “지난해 우리 교민이나 상사 주재원들이 총기 위협이나 차량 탈취를 당한 사례만 해도 10여차례나 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들 사건은 대부분 금품을 노린 것이거나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사건 직후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단장으로 대책반을 꾸렸다. 또 여행제한(3단계) 지역인 리비아에 대한 여행경보를 ‘철수 권고’를 의미하는 ‘특별여행 경보’(2단계) 지역으로 조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리비아 대사관을 통해 모든 채널을 동원해 한 관장의 석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며 “리비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근 국가나 우방국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2011년 10월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반군에 살해된 뒤 과도정부가 수립됐으나, 아직도 1700개 무장단체가 난립하는 등 치안상태가 불안하다. 이들 무장단체는 정치적 대립이나 이권다툼으로 유혈충돌까지 벌이고 있으며, 외국인 납치·살해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카다피 피살 뒤 리비아 과도정부가 군과 경찰을 재건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각지에서 활동하는 민병대 등 무장단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551명으로 파악되는 리비아 교민들에게도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