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과 접촉 시도한 듯
“정치테러 예단하긴 이르다”
“정치테러 예단하긴 이르다”
북아프리카의 리비아에서 납치된 한석우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의 안전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부가 21일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관장의 신변 안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떻게 확인했는지’에 대해선 “피랍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 관장의 안전을 확인했다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 그를 납치한 무장 괴한들과 접촉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당국자는 납치 배경과 관련해 “어떤 가능성도 열어놓고 대비한다”며 “현재로서는 정치적 목적의 테러 행위라고 예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납치를 주도했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춰 금품을 노린 납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이미 정부가 납치범들과 접촉해 몸값 등 석방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연합뉴스>는 트리폴리에서 활동하는 민병대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납치범은 트리폴리에서 활동하는 작은 규모의 민병대”라며 “현재 리비아 정부와 민병대가 비밀리에 몸값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국내 다른 언론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무장 괴한들이 몸값으로 200만달러(약 21억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보도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고 부인했다. 외교부는 또 “납치 주체 및 몸값 등에 대해서는 피랍자의 안위를 고려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관장은 19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각 20일 0시30분)께 퇴근길에 트리폴리 시내에서 무장 괴한 4명에게 납치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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