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한-미 외교회담…인식차 드러내
“훈련, 다른 것 결부 옳지 않다”
북 ‘이산상봉 연계’에도 선 그어
“훈련, 다른 것 결부 옳지 않다”
북 ‘이산상봉 연계’에도 선 그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한국을 방문해 한-일 과거사 갈등에 대해 “과거보다는 지금이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일본 정치 지도자의 역사 퇴행적인 언행이 계속되는 한 신뢰 구축이 어렵다”며 반박했다. 한-일 과거사 갈등을 놓고 한-미 간 인식차가 드러났다.
케리 장관은 이날 저녁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한국·일본과 자유시장 경제, 공통의 가치를 갖고 있고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며 “굳건한 3자 협력을 유지를 위해 한-일이 역사를 극복하고 전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기 위해 두 동맹국이 서로 과거사 문제를 넘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신정부 들어 한-일 관계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일본의 일부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역사 퇴행주의, 역사 수정주의적 언행이 있었다”며 “일본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요구에 대해 일본의 과거사 인정이 먼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또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군사 훈련의 연기를 요구한 북한에 대해 “한-미 군사 훈련은 매년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이니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케리 장관은 또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 북한이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해 남북관계 현안 및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4월 아시아 순방 때 한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도 오바마 대통령이 4월에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석진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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