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3일 오후(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 나온 인사의 안내를 받고 있다. 암스테르담/연합뉴스
한·미·일 회담 앞서 만나 ‘배려’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출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23일 저녁(현지시각) 한-중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번 회의 기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불편할 수도 있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헤이그에 도착한 직후인 이날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뒤 네번째, 올해 들어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문제와 한-중 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6자회담 개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최근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서도 주도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피해자 등 과거 일본의 침략 기간에 벌어진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그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데 두 정상이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두 정상은 한-중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함께했다.
특히 이날 회담은 이런 현안에 대한 논의 외에도 25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과 짝으로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비밀리에 추진하던 한-미-일 정상회담이 매체들의 보도로 알려지자, 지난 20일 청와대와 중국 정부는 서둘러 한-중 회담 개최 사실을 함께 공개한 바 있다. 이번 한-중 회담은 중국을 어느 정도 배려한 것이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네덜란드 헤이그와 독일 베를린·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 순방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23일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24~25일 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개막 선도 연설을 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25일 한-미-일 정상회담, 26일 한-독 정상회담, 27일 독일 통일의 지도자 6명과의 만남, 28일 옛 동독의 드레스덴 방문, 29일 프랑크푸르트 동포 간담회 등 활동을 펼친다. 2차 대전과 동독 시절을 거치면서 쇠퇴했다가 통일 뒤 과학산업도시로 발전한 드레스덴 방문 때는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예정이다.
헤이그/석진환 기자,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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