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한겨레 자료 사진
류젠차오 외교부 차관보, 한국 기자 간담회
“종교와 민주주의 실현 방식,각국 인민들이 각자 선택”
“종교와 민주주의 실현 방식,각국 인민들이 각자 선택”
“한 나라가 어떤 발전의 길을 선택하는지는 그 나라의 인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종교 및 민주주의 실현 방식과 발전 모델 역시 각국 인민들이 각자 선택하는 것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중국은 민주화와 자유화, 기독교화가 필요하다’는 과거 발언 등에 대한 질문에 중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보인 반응이다. 중국의 미래 발전 방향은 중국이 가장 알고 있으니 간섭하지 말라는 뜻으로, 불쾌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울러 문 후보자의 발언이 불러올 수 있는 외교적 파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17일 베이징 외교부에서 연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답한 뒤, “중국은 공산당의 영도 하에 개혁개방을 심화했고, 이는 과거 몇십년 동안 (중국이) 발전된 사실이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서구 쪽에서 중국의 인권, 민주화 등의 문제 제기가 있을 때 이를 반박하기 위해 전형적으로 제시하는 논리로, 문 후보자의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표시한 셈이다.
류 부장조리는 현 상황을 완전히 숙지하지는 못한 듯 “문 후보자가 솔직히 무슨 말씀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전제하면서도, “어느 분이 총리가 될 것인지는 한국 내부의 일이고, 우리는 한국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 마찬가지로, 중국이 어떤 발전 경로를 선택하는지는 중국 국민의 선택”이라고 역설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에서 “중국의 민주화, 자유화를 위해서 우리가 기도해야 해요. 중국의 기독교화가 이루어지면 우리나라 통일은 자연히 되고 중국 민주화도 자연히 이뤄지는 겁니다. 그걸 놓고 중국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애초엔 류 부장조리가 내용을 모르는 듯하자, 간담회에 배석한 싱하이밍 아주국 부사장(부국장)이 문 후보자의 발언 맥락과 성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베이징/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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