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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간과 쓸개를 꺼내어 서로를 비추니…”
시진핑, 허균 시구 인용해 한·중 우정 언급

등록 2014-07-04 21:18수정 2014-07-04 22:0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이 4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이 4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시진핑 방한 이틀째 표정
한국가구박물관서 특별오찬
홍삼-펑리위안 음반 등 주고받아
펑리위안 “시주석 된장찌개 좋아해”
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짧은 방문 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의 확실한 ‘대일 공조’ 메시지를 끌어내려는 집요한 모습을 보였다. 한·미·일 3각 공조를 견제하고 한-중 관계를 튼튼하게 묶어두기 위해 고전 시구를 인용하는 등 외교적 수사에도 공을 들였다.

■ 대일 공조 장외설득전 시 주석은 방한 이틀째인 4일 서울대 강연을 시작으로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강경한 발언들을 이어갔다. 외교적 부담 등으로 전날 ‘한-중 공동성명’에서 일본 문제가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과는 정반대로 이날은 시 주석이 한국 국민들을 상대로 직접 대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시 주석은 오전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학생 500여명과 교수,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한·중 양국은 항상 서로 도와주면서 모든 고통을 함께 극복해냈다”며 “4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양 국민은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세기 상반기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중·한에 대한 야만적 침략 전쟁을 강행해 한반도를 병탄하고 중국 국토의 절반을 강점해 양국이 모두 큰 고난을 겪었다. (상하이) 임시정부 유적지나 상하이 윤봉길 의사 기념관, 시안의 광복군 기념비는 잊지 못할 (이런) 역사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강연에 앞서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 의장이 제안한 ‘한·중·일 역사연구공동위원회’를 언급하며 “중·한 양국은 일본과 관련된 역사문제에 대해 비슷한 역사적인 경험과 공동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중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 ‘고전 시구’는 단골 메뉴 시 주석은 한-중 관계의 오랜 인연을 설명하거나 유대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고전 시구를 자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울대 강연에서 두 나라의 인연과 우정을 강조하며 조선시대 허균의 시구 ‘간담매상조, 빙호영한월’(肝膽每相照, 氷壺映寒月·간과 쓸개를 꺼내어 서로를 비추니, 항아리의 얼음 한 조각을 차디찬 달이 비추는 듯하다)을 인용하며 “(숨김없이 투명한 관계를 말하는) 이 문구가 바로 양국 국민 우정을 매우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강연 말미에도 이태백의 시구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거센 바람이 물결 가르는 그때가 오면 구름 돛 달고 푸른 바다 헤치리라)를 인용하며 “우호협력의 돛을 함께 달고 상호 윈윈의 방향으로 항해한다면 바람을 타고 험한 파도를 헤치고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한-중 공조 과시한 특별 오찬 두 나라 정상이 일본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게 된 이날 특별 오찬은 박 대통령이 시 주석 부부만을 위해 따로 마련한 자리였다. 지난해 6월 중국 방문 당시 시 주석 부부가 중국의 국빈관인 베이징 소재 댜오위타이(조어대)에서 특별 오찬에 초청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진행된 오찬은 애초 예정 시간보다 30분 이상 진행됐으며, 한국 전통가구 관람과 기념선물 교환도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나전칠기 함에 담긴 바둑알과 은칠보 다기세트 및 천삼(홍삼)을 선물했고, 시 주석 부부는 무궁화를 수놓은 공예품과 삼국지의 조자룡 장군을 그린 동양화 족자, 펑리위안의 음반을 전달했다. 오찬에 배석했던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펑리위안이 ‘시 주석이 한국 된장찌개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자신은 김치를 만들어봤는데 좀더 잘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애쓰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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