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 폐막 이모저모
시진핑 “2016년까지 연구결과 내자”
미 주도 TPP에 대항할 발판 마련
시진핑 “2016년까지 연구결과 내자”
미 주도 TPP에 대항할 발판 마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가 11일 중국 베이징 외곽 옌치 호숫가에서 폐막했다. 21개 나라 정상들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 계획과 반부패 협력망 구축 등에 뜻을 모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펙 정상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구축 구상 로드맵이 정식으로 채택됐다”며 “이는 아펙 회원국들이 지역 경제 일체화에 대한 믿음과 결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한 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그는 “아태자유무역지대는 지역 경제 일체화를 더욱 촉진해 태평양 지역 각국에 광범위한 이익을 주고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아태자유무역지대 실현과 관련한 공동 전략 연구 결과를 2016년까지 낼 수 있도록 독려하자고 했다. 중국은 이번 로드맵 채택을 통해 미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시 주석은 아펙 출범 25주년 성명과 회원국 간 융합과 소통을 담은 ‘베이징 강령’도 채택됐다고 말했다. 에볼라 퇴치 협력과 반부패 협력망 구축에도 정상들은 뜻을 함께했다.
개최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앞선 개막 연설에서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시를 인용해 “아펙 21개 회원국들은 21마리의 기러기와 같다”며 “한 마리의 기러기는 무리지어 날기 어렵다. 함께 날개를 펴 발전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희망을 실현해 가자”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부 봉쇄의 문을 깨고 고도로 개방된 일체화를 이뤄야 한다”며 중국이 주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 구축을 역설했다. 그는 “아펙 발전을 위해 1000만달러(109억원)의 발전기금을 내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저녁 중국 지도자들의 거처인 중난하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12일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시 주석은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 의전과 편안함을 함께 고려해 방문을 준비했다”며 “유쾌하고 성과있는 방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두 사람이 중난하이의 옛 누각들을 거닐며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중국과 평화, 번영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현재 1년 단위로 갱신하는 중국인 비자를 최대 10년 동안 연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해야 하며 상업적 이익을 취하려 사이버 해킹을 해선 안 된다”며 12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전날 만찬행사에서 “요새 일어나 제일 처음 하는 일은 공기가 어떤지 살피는 것이다”고 스모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펙란(藍)’(아펙 기간 중 공장 가동 중지와 차량 통행제한 덕에 나타난 파란 하늘을 일컫는 말)을 직접 거론하며 “지금 베이징의 파란 하늘은 아름답지만 잠시일 뿐”이라며 “중국 전역이 푸른 하늘과 산, 맑은 물을 누리고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 자라게 하는 것이 ‘중국 꿈’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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