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아펙 회의서 “중국 주도 FTAAP 지지”

오바마와 회담 “북 비핵화 공동노력”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제안한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펙 정상회의 ‘세션1’ 선도발언에 나서 중국의 아태자유무역지대 구상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역내의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저는 현재 진행중인 여러 무역 자유화 노력이 지류라면, 아태자유무역지대는 큰 강에 비유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이 주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는 미국이 추진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지지 선언이 동북아 외교 지형과 한국 경제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날 한-중 자유무역협정 타결 선언과 맞물려, 한국 경제가 점차 중국 쪽에 더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이징 외곽의 한 호텔에서 약 20분 동안 약식 회담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 등을 통해 아태자유무역지대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에 대한 한국 쪽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한·미 양국은 한-미-일 3국간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이 석방된 데 대하여 직접 박 대통령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베이징/석진환 기자, 성연철 특파원 [e-mail]